전설의 고향
나이 좀 있는 한국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드라마이고
한국 귀신 이야기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귀신 이야기에는 패턴이 있다.
구천을 떠돌던 혼이 마침 그곳을 지나 임지로 이동하던 사또 앞에 나타나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던 사또는 임지에 부임하여 조사하여 보니 사실이였고, 그 사건을 해결해 준다.
그러면 그 혼은 마지막으로 사또의 꿈에 나타나 감사하며 저승으로 떠난다는 패턴의 이야기이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의 귀신들은 절대 악이거나 그냥 무서운 괴수거나 하지만
우리나라의 귀신들은 해결해야 할 민원이 있는 민원형 귀신이다.
민원의 배경은 억울함이고 죽어서도 기어이 이 민원을 해결하다는 강인한 의지의 표현이 귀신인 것이다.
이 땅의 민족 특징중 하나가 억울함을 못 참는 것이다.
어떻게든 해결 되야 하고, 그 의지가 마침내 국가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바로 조선이다.
조선왕조가 백성의 억울함(원통함)을 풀어주는 데 이토록 집착했던 것은, 단순히 법률을 잘 정비하려는 행정적 차원을 넘어 깊은 정서적·사상적 배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조선 사회에서 백성의 억울함은 곧 국가의 존망과 직결된 대사건이었다.
이러한 통치 감각을 만들어낸 3가지 핵심 정서적·사상적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과 국왕들은 인간 세상의 감정과 하늘의 기운이 서로 통한다는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을 굳게 믿었다.
자연 현상과 인간의 감정을 별개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기(氣)의 연결망으로 보았던 선조들의 세계관을 담고 있습니다.
유교적 왕도정치에서 왕은 백성의 '어버이(군사부/君師父)'이자 백성을 대신해 하늘을 섬기는 존재였다.
조선 사대부 사회는 '원(怨)'이라는 감정을 사회 공동체를 파괴하는 가장 위험한 정서로 보았다.
요약하자면
조선에게 백성의 억울함이란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하늘을 노하게 만들고(재앙), 부모로서의 왕을 자책하게 하며(도덕적 죄책감), 나라의 화합을 깨뜨리는(체제 위기)" 가장 무서운 정서적 시그널이었다. 그렇기에 왕조 전체가 백성의 억울함을 듣고 푸는 데 사활을 걸었던 것이다.